미루는 사람과 곧장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를 의지력으로 설명하는 글이 많다. 의지가 강해서, 약해서. 그런데 의지력은 동기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깝다. 동기가 이미 자라있는 사람에게 의지력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데시와 라이언의 자기결정성이론은 동기가 자라는 토양을 세 가지로 짚는다.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내가 결정할 여지가 있다는 감각,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감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이 셋이 충족되면 외부 보상을 끊어도 행동이 이어진다. 셋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잘 짜인 인센티브도 오래 가지 못한다.
회사에서 “시키니까 하는 일”이 빠르게 식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과를 내도 자율성이 회복되지 않는다. 반대로 자율성과 유능성이 보장된 일은 결과가 더디게 와도 사람을 끌고 간다.
반두라의 사회인지이론을 여기에 얹으면 그림이 한 겹 더해진다. 우리는 환경, 행동, 인지 사이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학습한다. 그래서 동기를 키운다는 건 마인드셋의 문제만이 아니라 환경을 같이 짓는 문제다. 자기조절학습은 그 짓는 과정을 의식적으로 다루는 기술이다.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짜고, 실행하고,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그 관찰을 다시 다음 사이클에 넣는다. 사소해 보이는 루프지만 이게 쌓이면 다른 사람이 된다.